성장통 앓은 박세혁 "팀을 이끈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겠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입력 2020.10.05. 17:14
[스포츠경향]
두산 박세혁. 연합뉴스
가을이 오자 타격감도 돌아왔다. 지난 여름 긴 슬럼프에 빠졌던 두산 포수 박세혁(30)이 최근 쾌조의 타격 페이스로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풀타임 주전 2년차를 보내고 있는 그는 올 시즌 겪은 시련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하루하루가 감사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박세혁은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홈 KIA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고 팀의 7-1 승리에 발판을 놨다. 1회 1-0에서 3-0으로 달아나는 점수가 박세혁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박세혁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71, 이달 4경기에선 0.467을 올리며 펄펄 날고 있다. 지난 8월 월간타율이 0.158까지 떨어져 1군 엔트리에서 열흘간 말소되기도 했으나 지난달 말부터 타격감을 회복했다.
박세혁은 “8, 9월에 많은 일이 있었다. 마음이 힘들기도 했고 포수 리드에서 막히는 부분도 많아서 생각이 많았다”며 “타격할 때도 내 스타일대로 안 하고 변화를 주려고 했다. 초구부터 (방망이를) 돌린 적도 있고 큰 스윙을 한 적도 있는데, 그게 잘못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되찾았을 때 슬럼프도 끝났다. 박세혁은 “지난해 쳤던 것을 생각하고 좋은 생각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려고 했다. 결국은 짧게 잡고 치고, 2루타나 3루타 치고 살아 나가는 게 내 스타일이었다”고 했다. 아버지인 박철우 두산 2군 감독의 조언도 그에게 힘이 됐다. 박세혁은 “아버지가 집에서 많이 도와주시고 2군 갔을 때도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2군 코치님들께도 감사하다”고 했다.
박세혁은 주전 포수가 된 첫 시즌인 지난해 팀의 통합우승을 경험하는 ‘꽃길’을 걸었다. 그러나 2020 시즌은 ‘비포장도로’였다. 마운드가 흔들리더니 결국 팀이 5~6위를 오가는 상황이 됐다.
박세혁은 “준비를 안 한 게 아니었다.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시즌이 어렵게 흘러가면서) ‘내가 이런 부분이 부족하구나’ ‘야구는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배운 게 많다”고 돌아봤다. 그는 “시즌 초반 투수들이 흔들릴 때 나도 책임감을 느꼈다. 지금 마운드가 안정된 것을 보면 ‘이렇게 어린 선수들을 끌고 가면 되는구나’ 하루하루 느낀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팀을 이끈다는 게 어떤 건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5위 두산은 KIA 3연전에서 싹쓸이 승리를 거두고 4위 LG, 3위 키움, 2위 KT와의 거리를 각각 1, 2, 3게임차로 좁혔다. 2~5위 팀들이 1게임차 간격으로 나란히 늘어서 있기 때문에 한 경기 끝날 때마다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두산에도 올라갈 기회가 남아 있다.
박세혁은 “요즘은 안타를 맞든 홈런을 맞든 투수에게 다가가서 ‘내가 사인을 잘못 냈다. 너는 너의 공을 믿고 던져라’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5위 싸움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이상하지만 이게 현실”이라며 “3연승 해서 팀 분위기가 좋다. 원정 6연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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