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500원 김밥’으로 KBS 이사 쫓아냈던 與의 ‘법카 내로남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아내 김혜경씨가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풍산읍 경주이씨 종친회를 방문해 설 인사를 하는 모습. /뉴시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가 법인 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이 후보 측근인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 지시에 따라 김씨 심부름을 했다는 전직 7급 공무원 A씨는 김씨가 샌드위치·과일 등을 도청 행사 명목으로 대량 구매해 집으로 빼돌리곤 했다고 폭로했다. 일식·중식 등 단골 음식점에서 12만원 한도에 맞춰 반복적으로 법인 카드를 썼다고도 했다. 앞서 A씨는 이 후보 집으로 가져갈 쇠고기 값 지불을 위해 개인 카드와 법인 카드를 ‘바꿔치기’하기도 했다며 당시 영수증을 공개했다.이에 대해 이 후보는 3일에 이어 4일에도 사과한다면서 “어차피 감사·수사기관들의 감사와 수사가 이미 개시됐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서 상응하는 책임을 충분히 지겠다”고 했다. 폭로가 사실로 드러나면 국고 손실·횡령 혐의에 해당한다. 하지만 감사를 수행한다는 경기도 감사관은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직접 임명한 인사로 현 정권의 철저한 우군인 ‘민변’ 출신이다.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진다고는 이 후보 스스로도 믿지 않을 것이다.
현 정권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정치 보복을 할 때 법인 카드 사용 내역부터 뒤지곤 했다. 강규형 전 KBS 이사 해임 과정이 대표적이다. 야당 추천으로 선임됐던 강 이사는 문재인 정권 출범 7개월 만인 2017년 12월 해임됐다. 친정권 노조가 법인 카드 부당 사용 의혹을 제기하고 감사원은 감사를 통해 강 전 이사가 2년간 327만원 상당 액수를 법인 카드로 부당 사용했다고 했다. 김밥 집에서 2500원을 결제한 것까지 문제 삼았다. 방통위는 사용액이 더 큰 이사들은 놔두고 강 전 이사만 표적으로 해임 건의를 했고 문 대통령은 곧바로 이를 재가했다.
강 전 이사를 내쫓으면서 KBS 이사회 여야 구도를 뒤집은 문 정권은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법인 카드를 사용한 사람을 자기편이라며 사장 자리에 앉혔다. 강 전 이사는 문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1·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이를 받아들였다. 3년 8개월 만이었다. 대법원은 문 대통령이 제기한 상고를 “심리할 필요가 없다”며 기각했다.
법인 카드를 ‘2500원 김밥 집’에서 사용했다며 파렴치범으로 몰았던 사람들이 법인 카드를 유용한 민주당 대선 후보 아내 문제에 대해선 별일 아닌 듯 입을 다물고 있다. 내로남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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