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넘어진 ‘그 종목’에서, 최민정은 원없이 달렸다
마음고생 떠올라 2위 확정 후 눈물 펑펑
최민정 은메달, 아쉬움의 눈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는 최민정(성남시청)에겐 잊고 싶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결승에 안착한 최민정은 레이스 막판 동료 심석희와 충돌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심석희는 페널티를 받았고, 금메달을 향해 질주하던 최민정은 4위에 그쳤다.
이 사건은 지난해 말 심석희와 A코치와 주고받은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메시지 속 심석희와 코치는 '브래드 버리'라는 이름을 언급했다. 버리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당시 김동성, 안톤 오노(미국) 등이 엉켜 넘어진 사이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딴 선수다.
일부러 최민정을 넘어뜨리겠다는 의심이 충분히 가능한 대목이다. 심석희는 고의 충돌을 부인했고, 대한빙상경기연맹도 조사 결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지만 이미 최민정은 큰 상처를 받은 뒤였다.
시간은 2018년에서 2022년으로, 장소는 평창이 아닌 베이징으로 바뀌었다.
최민정은 다시 1000m 레이스에 임했다.
준결승에서 2조 3위에 그쳐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1조 3위인 대표팀 후배 이유빈(연세대)보다 기록이 좋아 가까스로 최종 관문에 안착한 최민정은 1분28초46로 결승선을 통과, 이 부문 최강자인 수잔 슐팅(네덜란드·1분28초39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레이스를 마친 뒤 잠시 미소를 보인 최민정은 이내 펑펑 눈물을 쏟았다. 0.052초로 놓친 금메달의 아쉬움 때문이 아니었다.
최민정은 "나도 이렇게 많이 울 줄 몰랐다. 준비가 힘들었는데 그 시간들이 은메달이란 결과로 나타나서 기뻤던 것 같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4년 전 이야기가 질문으로 나오자 한동안 또 눈물을 흘린 최민정은 "그때 힘들었던 시간들은 나를 더 성장하게 해준 고마운 시간인 것 같다. 힘들었기 때문에 오늘 은메달이라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어렵게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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