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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사태' 얼마나 힘들었을까… 최민정은 모두 이겨냈다 [베이징 핫이슈]

감투봉 2022. 2. 17. 13:49
  • '심석희 사태' 얼마나 힘들었을까… 최민정은 모두 이겨냈다 [베이징 핫이슈]
  •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최민정(24·성남시청)이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이번 금메달은 '심석희 사태'부터 비롯된 역경을 이겨냈기에 더욱 뜻깊었다.

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FINAL A)에서 1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해 금메달을 따냈다.

 

  • 최민정. ⓒ연합뉴스

이로써 최민정은 개인 통산 5번째 올림픽 메달을 따내, 동계 스포츠 전설인 전이경, 이승훈, 박승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동계올림픽 전설로 자리잡은 셈이다.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2연속 1500m 금메달을 획득해 이 종목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최민정의 이번 금메달은 특히 고난을 이겨냈다는 점이 더욱 뜻깊게 다가오고 있다. 최민정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른바 '심석희 사태'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심석희는 올림픽 전 동료들을 비난하고 인격모욕하는 SNS 대화 내용이 공개돼 큰 논란을 빚었다. 심지어 승부조작을 했다는 의혹까지 있었다. 끝내 징계가 내려져 올림픽에 합류할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최민정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더불어 2021~2022 ISU 1차 월드컵 당시 부상까지 당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 최민정. ⓒ연합뉴스

최민정의 고난은 여기서도 끝이 아니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500m 금메달을 노렸지만 지난 7일 준준결승에서 넘어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최민정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11일 1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최민정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대변해주는 눈물이었다.

이 기세를 몰아, 최민정은 지난 13일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심석희가 대표팀에서 제외되고, 부상인 김지유까지 대표팀 전력에서 이탈해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계주 대표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획득한 값진 은메달이었다.
 

  • ⓒ연합뉴스

그런데, 항간에서는 '심석희가 있었다면'이라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왔다. 1992년 동계올림픽부터 시작한 여자 쇼트트랙 계주는 2022 베이징까지 총 9번이 열렸고 한국은 이번에 7번째 금메달을 노렸다. 그러나 은메달에 그친 것에 대해 세계 정상급 스케이팅 실력을 갖고 있는 심석희의 부재에 대해 아쉬워하는 의견들이 존재했다.

이러한 목소리가 최민정에게는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민정은 이 모든 악재를 이겨내고 1500m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통해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최민정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진정한 금메달리스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