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8바퀴부터 선두로… 500m·1000m 우승자들 압도했다
전매특허인 바깥 돌기로 4위에서 1위로 폭풍 질주
최민정은 결승선 8바퀴를 앞두고 전매특허인 ‘바깥 돌기’로 4위에서 1위로 단숨에 치고나섰다. 그러고는 선두에서 레이스를 이끌면서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지난 11일 은메달을 땄던 1000m 결승과는 다른 경기 운영이었다. 당시 그는 경기 막판 2바퀴를 남기고 본격적인 추월을 시도, 마지막에 간발의 차로 2위로 들어왔다. 반 바퀴 더 경기를 했다면 추월이 가능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민정은 111.12m를 13바퀴 반 도는 1500m 결승에선 레이스 중반부터 선두로 나섰다. 소속팀 성남시청의 손세원 감독은 “올 시즌 경기 초중반부터 앞에서 레이스를 이끌며 자리를 안 내주는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이날 준결승에선 올림픽 신기록(2분16초831)을 세우기도 했다.
최민정은 어깨에 많은 짐을 지고 베이징에 왔다. 대표팀 주축이었던 심석희(25·서울시청)와 김지유(23·경기일반)가 각각 징계, 부상으로 빠졌다. 최민정 자신도 부상과 심석희 욕설 사건 피해자로 힘든 상황에서 대표팀 에이스로서 감당해야 하는 부담감까지 커졌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무게가 평창 때보다 2~3kg 줄었다. 그래도 그는 베이징에서 공식 훈련이 끝나면 혼자 빙상장 밖을 뛰며 체력 관리에 힘썼다. 대회 초반 500m 준준결승에서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1000m,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고서도 메달 수여식 일정 때문에 빠진 훈련을 보충한다며 홀로 빙상장을 돌며 보강 운동을 할 정도로 1500m를 준비했다. 라이벌인 폰타나와 스휠팅이 베이징에서 각각 500m, 1000m 2연패를 이룬 것도 자극이 됐다.
최민정은 경기 후 “믿기지가 않는다. 너무 힘들어서 맛있는 것 먹고 잠도 푹 자고 싶다”며 “1000m 경기 끝나고 많이 울어서 후련했다. 지금은 마냥 기쁠 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치고 나오는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평창 때 경험을 떠올리면서 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준비해서 추월할 때 힘들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애국가를 들어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베이징=송원형·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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