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으로 24兆 신화... 넥슨 창업주 김정주 별세
한국 게임 산업을 이끌었던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54세. NXC는 1일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바란다”면서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한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밝혔다.
고(故) 김 창업주는 1988년 서울대 학부 재학 때 일본항공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조치대에서 연수하면서 일본 시장과 게임에 눈을 뜬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문 당시 닌텐도 게임기를 사려고 줄을 길게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꼭 닌텐도를 뛰어넘는 게임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2019년 1월 10조원 규모에 넥슨 매각을 추진하다가 철회하면서 넥슨 경영에서 한발 물러났다. 지난해 6월 말에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며 16년 만에 지주사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났다. 당시 그는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넥슨컴퍼니와 우리 사회에 도움 되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IT 업계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까지 미국 뉴욕에서 대학생인 딸과 함께 거주하며 미국 공유경제 펀드인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의 벤처 파트너 직책을 맡아 업무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뉴욕에서 가상 화폐 업계 사람들과 교류하며 “앞으로 몇 년간은 크립토(가상화폐) 쪽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자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 화폐와 블록체인 이외에도 반려동물 식품, 유모차, 골프 의류, 우주기업(스페이스X) 등 비(非)게임 분야에도 투자했다. 특히 평소 “디즈니처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엔터테인먼트 분야 진출에도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한 지인은 “우울증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까지 평소와 다른 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밝은 모습이었고 사람들도 만났다”고 했다.
김 창업주는 인재 확보에도 상당히 노력을 쏟았다. 평소 주변에 “사업의 성공은 자기를 위해 일해 줄 유능한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 자주 말했다고 한다.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오직 인재를 인수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고인과 평소 교류했던 게임업계 인사는 “인재 영입을 위해 그 사람의 대학교 졸업식에도 참석하고, 부모님을 찾아가 면담까지 하는 집요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회 공헌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2012년 이재웅 다음 창업자 등 인터넷 창업 1세대와 힘을 합쳐 후배 벤처기업인을 키우기 위한 200억원대 민간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경영권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고, 넥슨재단을 통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도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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