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호남 '빨간 바람' 이끄는 박주선.."尹, 호남 20% 충분히 가능"

감투봉 2022. 3. 6. 18:19

호남 '빨간 바람' 이끄는 박주선.."尹, 호남 20% 충분히 가능"

 
윤성민 입력 2022. 03. 06. 16:26 수정 2022. 03. 06. 16:34

 

국민의힘 광주·전남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중앙포토


지난 4~5일 진행된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서 호남 투표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남이 51.4%, 전북이 48.6%, 광주가 48.3%로 전국 평균 36.9%를 훌쩍 넘겼다. 박주선 국민의힘 광주·전남 선거대책본부장은 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보통 호남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이번처럼 높은 적은 없었다”며 “정권 교체에 대한 의지와 기대가 표출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호남은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미묘한 민심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에 육박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년 전인 18대 대선 때 ‘호남 두 자릿수 득표’로 화제가 됐는데, 그 때 득표율이 10.5%였다. 만일 여론조사 흐름이 실제 결과로도 이어진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선 호남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

그러한 변화를 이끄려는 중심에 국민의힘 호남 선거운동을 이끄는 박 본부장이 있다. 박 본부장은 “윤 후보의 20% 득표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의 지성인들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문재인 정부를 계승·유지할 이유나 명분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호남도 정권 교체 여론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그는 또 “그런 분들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하자와 결함이 너무 크다는 얘기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본부장은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주로 정치 활동을 했다. 검사 출신인 그는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을 했고, 국회의원 4선을 하는 동안에도 전남(고흥·보성)에서 한 번, 광주에서 세 번 금배지를 달았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최고위원을 역임했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지냈다. 20대 국회 전반기 부의장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10월 “윤석열의 투쟁은 이 정권에 환멸을 느낀 국민에게 정권교체의 희망을 가꾸고 결의를 다지게 했다”며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당시 박 본부장은 “주변에서 비판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고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전남 목포시 목포연안여객터미널 부두에서 배에 오르기에 앞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박 본부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과거 호남을 홀대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는데 어떻게 국민의힘 후보를 찍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며 “지금 나라가 어렵기 때문에 선국후당(先國後黨)의 자세가 필요하며, 윤 후보가 김대중(DJ) 정신을 계승해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굳이 국민의힘 후보라고 해서 안 찍을 이유는 없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정권 교체 여론이 전국적으로 훨씬 높으니까 결국 정권은 교체될 것”이라며 “만일 호남이 또 일방적으로 특정 정당에 몰표를 줬는데도 결국 정권이 교체됐을 경우 호남이 소외와 홀대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호남을 설득해서 내가 그것을 막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남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 활동”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요약했다.

박 본부장은 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호남을 자주 방문한 데 대해선 “호남에 대한 국민의힘의 시각 변화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공약으로 밝혀 이슈가 된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 문제에 대해서는 “광주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시대가 변했고, 삶의 질도 많이 향상됐다”며 “나는 도시의 위상 차원에서도 복합쇼핑몰이 반드시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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