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화려한 부활..LG는 땅 치고 후회했다, 키움은 후회 안 할 자신 있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1년만에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박병호가 유니폼을 갈아입고 심기일전, 화려하게 부활했다.
KT 베테랑 박병호(36)가 '국민거포'로 돌아왔다. 30경기서 106타수 30안타 타율 0.283 10홈런 26타점 17득점 OPS 0.952다. 홈런 단독선두를 질주한다. 특히 최근 10경기서 무려 타율 0.361 6홈런 14타점으로 KBO리그를 폭격했다. 5일 수원 롯데전부터 7일 잠실 두산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박병호는 2020년부터 2년간 키움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손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과거의 좋았던 타격 밸런스, 리듬을 완벽히 잃어버렸다. 타격 폼을 이렇게 저렇게 바꾸는 과정을 반복하며 위축됐다는 평가도 흘러나왔다.
현재 박병호는 정확한 타격을 하면서도 장타까지 터지는 폼을 되찾은 듯하다. 주변 환경은 확 바뀌었다. 호재와 악재가 공존한다. 과거 인연을 맺었던 지도자와 다시 만났고, 투수친화적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벗어났다. 반면 스트라이존 정상화로 역대급 투고타저 시즌이다.
이런 상황서 보란 듯이 '에이징 커브'를 비웃고 날아올랐다. 시즌 막판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지만, 죽을 쒔던 지난 2년보다 좋은 생산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KT의 52억5000만원 투자는 현 시점에선 성공적이다.
자연스럽게 박병호를 내준 과거의 두 구단, LG와 키움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LG는 2011년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 약 3시간을 앞두고 넥센에 박병호와 심수창을 내주고 김성현과 송신영을 영입했다.
당시만 해도 박병호는 LG의 터지지 않는 복권이었다. 2005년 입단 후 매년 타율 1~2할대에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하지 못했다. 군 복무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2011시즌만 해도 이적 직전까지 1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박병호는 넥센 이적 이후에만 12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그리고 2012년과 2013년에 31홈런과 37홈런, 심지어 2013년에는 0.318로 생애 첫 3할까지 돌파했다. 이후 2014년과 2015년에 2년 연속 50홈런(52홈런, 53홈런)울 돌파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KBO리그 최고타자 대접을 받았고, 급기야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이뤘다.
박병호가 넥센에서 터진 뒤에도 LG는 확실한 거포를 육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LG로선 훗날 땅을 치고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이젠 LG도 꾸준한 포스트시즌 컨텐더가 됐지만, 박병호 트레이드는 여전히 아픈 과거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키움은 어떨까. 키움은 2021-2022 FA 시장에서 박병호 잔류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떠난 뒤 잇따라 외국인타자 영입에 실패하면서 타선의 파워가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2년간 바닥을 친 박병호의 미래 가치가 높지 않다고 판단, 사실상 KT와의 협상을 지켜본 끝에 결별했다. 구단 특유의 복잡한 사정도 고려했다. 박병호가 KT에서 잘할수록, 과거 LG처럼 키움도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일단 박병호 공백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큰 기대를 모은 야시엘 푸이그가 부진하면서 홈런타자는 전무하다. 그래도 21홈런으로 리그 2위. 특급 신인 박찬혁이 6개, 간판 이정후가 4개, 푸이그와 송성문이 3개를 쳤다. 십시일반의 힘으로 홈런 파워를 잘 메운다. 홈런 2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지켜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지금 키움에서 박병호만큼의 위압감, 파워를 지닌 장거리 타자는 없다. 박찬혁의 성장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확신할 수 없다. 이정후는 키움을 넘어 KBO리그 최고타자지만, 어디까지나 교타자다. 그리고 2023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다.
결국 키움은 특유의 날카로운 신인 선발 및 육성 노하우로 '제2의 박병호'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긴 호흡으로 진행할 이 작업이 지지부진할 경우, 그리고 박병호가 KT에서 계약기간 내내 펄펄 날면 키움도 언젠가 박병호를 놓친 걸 후회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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