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속 QS 질주’ kt 이끄는 토종 에이스, 보고도 알수없는 땅볼매직[스한 이슈人]
- 허행운 기자
- 입력 2022.05.06 22:05
[잠실=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춤추는 체인지업에 타자들이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그렇게 고영표(31)는 리그 최고의 땅볼머신은 물론 동시에 극강의 토종 에이스임을 증명하고 있다.
kt는 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서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주축 타자들의 이탈로 인해 장성우와 외롭게 중심 타선을 지키고 있는 박병호가 뜨거운 상승세를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전날(5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홈런과 동시에 시즌 첫 번째 연타석포(8호,9호포)에 성공하며 리그 홈런 선두를 질주했다.
박병호의 존재감이 컸던 경기지만 이날의 선발 투수 고영표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날 무려 8이닝을 소화했고,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으로 무실점 피칭을 펼치며 시즌 2승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8회를 틀어막는 데 필요했던 투구수는 106개. 올 시즌 가장 많은 공을 던진 고영표다.
경기 초반 상대 선발 곽빈도 무실점 피칭을 펼치면서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 이어졌다. 고영표는 1회말과 3회말 각각 두 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을 피해갔다. 특히 3회말에는 1사 1,2루에서 상대 중심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병살타로 솎아낸 것이 주효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고영표도 초반 위기를 넘긴 것을 호투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초반 위기에 더 집중하면서 득점권에서 상대를 억제한 점이 기분이 좋다. 그 순간에 더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4~5회를 모두 삼자범퇴 이닝으로 끝낸 고영표는 6회말 이닝 첫 타자를 출루시켰다. 안권수가 3루수 방면 빠른 강습타구로 1루를 밟는 내야안타를 만든 것. 조용호의 1타점 땅볼과 박병호의 투런포 등을 섞어 4-0으로 팀이 앞서고 있긴 했지만, 두산 타선의 응집력을 감안하면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 편이 당연히 마음이 편할 터.
그는 이어진 발 빠른 주자 조수행을 상대로 또다시 땅볼을 유도했다. 4-6-3으로 이어지는 깨끗한 더블플레이. 그렇게 고영표는 또 세 타자로 이닝을 마쳤다. 안정감을 되찾은 고영표는 7회말 강승호의 안타를 제외하면 흠 잡을 데 없는 피칭을 8회말까지 이어갔다. 고영표에게 꽁꽁 묶인 두산 타선은 결국 단 한 점의 추격도 성공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고영표의 전매특허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의 조화가 빛났다. 그는 이날 106개의 공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개의 체인지업 그리고 44개의 투심패스트볼을 구사했다. 스트라이크는 73개 볼은 33개로 고영표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과 칼같은 제구력까지 뒷받침 되면서 두산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깔끔한 피칭과 함께 이날 고영표는 ‘땅볼 마법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그가 8회까지 잡은 아웃카운트 24개 중 15개가 땅볼에서 파생됐다. 그는 총 13개의 땅볼을 유도했고 그 중 두 개의 땅볼이 병살타로 연결된 것. 그에 비해 뜬공은 4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두산 타자들이 뽑아낸 안타 4개가 모두 단타에 그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야구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경기 전까지 고영표의 땅볼/뜬공 비율은 1위 에릭 요키시(3.00), 2위 박세웅(2.58)에 이어 2.50으로 리그 3위에 올라있을 정도. 지난해에도 요키시에 이어 전체 2위로 시즌을 마칠 정도로 땅볼 유도에 특화된 고영표의 장점은 올해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영표는 “공격적인 성향으로 투구수를 아끼는 피칭을 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안타가 될 때도 있고 야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들도 나온다”라며 “그래도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하고 있다. 위기상황에는 그에 맞는 피칭을 하려고 노력한 것이 최소 실점과 많은 이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즌 여섯번째 등판을 마친 고영표는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 중이다. 그리고 그 6경기 중 무려 4번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빛난다. 그야말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고영표다. kt는 마운드의 핵심인 고영표와 함께 순위표 반등에 도전한다.
▶고영표 등판 일지
4월 6일 수원 SSG전(패전) : 8이닝 3실점 5피안타 1사사구 10탈삼진(QS+)
4월 12일 수원 두산전(패전) : 6이닝 2실점 5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QS)
4월 19일 잠실 LG전(승리) : 7이닝 무실점 1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QS+)
4월 24일 수원 NC전(ND) : 7이닝 1실점 4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QS+)
4월 30일 고척 키움전(패전) : 6이닝 3실점(2자책) 10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QS)
5월 6일 잠실 두산전(승리) : 8이닝 무실점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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