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2중-4약-1최약’ 가을야구 마지노선으로 갈렸다… 후반기 향방은[스한 위클리]
- 허행운 기자
- 입력 2022.07.16 05:30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출범 40주년을 맞이한 한국프로야구가 어느새 2022시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각 팀은 144경기 중 이미 절반이 넘는 경기를 소화했다. 올스타브레이크를 거친 10개 팀은 본격적인 순위경쟁이 시작될 후반기에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전반기 순위표를 살펴보면 ‘3강-2중-4약-1최약’의 구도가 두드러진다. 가을 잔치 마지노선인 5위를 기준으로 뚜렷한 경계선을 형성하면서, 자칫 후반기 특유의 쫄깃쫄깃한 순위싸움 재미가 떨어지 않을까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3-2-4-1’구도를 잘 뜯어 살펴보면 소위 ‘꿀잼’ 포인트는 여기저기 배치돼있다. 극적인 순위 변동 가능성을 마냥 배제할 수도 없다.
위부터 SSG 랜더스 선수단,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 LG 트윈스 선수단. ⓒ스포츠코리아
▶ 3강 : ‘역대 최장 1위’ SSG 랜더스, ‘분석 뒤엎은’ 키움 히어로즈, ‘윈나우’ LG 트윈스
후반기 최고의 흥행 카드는 바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건 정규시즌 우승 다툼이다. 당장 유리한 것은 당연히 1위 SSG다. 개막과 동시에 10연승을 달리며 2003년 삼성 라이온즈와 역대 개막 최다 연승 타이를 기록했다.
그렇게 개막전부터 가장 높은 곳에 오른 SSG는 아직 단 한 번도 그 자리를 내려놓지 않았다. 이후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 1위를 내려놓지 않은 SSG는 무려 86경기째 리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강팀 중의 강팀이다.
그 뒤를 키움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팀의 중심 박병호가 FA(자유계약선수)로 kt로 떠나면서 타선에 큰 구멍이 생겼고 마땅한 전력보강도 없었지만 세간의 평가를 뒤엎고 강팀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이정후를 중심으로 한 타선과 함께 팀 평균자책점 3.23,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출처 스탯티즈) 18.86로 전 부문 리그 선두를 달리는 마운드의 힘이 빛을 발하고 있다.
순위는 3위지만 LG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전반기만 12승을 수확하며 선발진을 이끄는 가운데 리그 최강 불펜이 굳건히 뒤를 받친다. 아울러 오랜 기간 팀 타율 1위를 지키던 KIA 타이거즈를 제치고 왕좌를 빼앗으며 투타조화의 쌍둥이 군단으로 변모했다. 6월 15승 1무 6패, 7월 9승 2패로 여름을 맞아 함께 달아오른 LG는 몇 년간 힘줘 말했던 ‘윈나우’의 적기가 올 시즌이라고 외치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소크라테스 브리토(왼쪽)와 kt 위즈 박병호. ⓒ스포츠코리아
▶ 2중 :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 kt 위즈, ‘찬란했던 5월’ KIA 타이거즈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두 팀의 후반기도 지켜봐야할 포인트다. 먼저 4위를 지켰던 것은 KIA였다. 지난 5월 MVP에 빛나는 외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함께 날아올랐다. 그는 월간 타율 4할1푼5리 5홈런 28타점으로 활약하며 KIA의 5월 18승 8패를 이끌었다.
그러나 KIA는 외인 투수들이 낙제점을 받으면서 선발진이 붕괴됐다. 설상가상 소크라테스마저 김광현의 의도치 않은 헤드샷에 코뼈 골절 부상으로 이탈하며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결국 kt에 4위 자리를 내줬다.
kt의 전반기는 박병호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강백호와 외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부상으로 자취를 감춘 가운데 이적생 박병호가 ‘에이징 커브’ 우려를 지우면서 연일 무력 시위를 펼쳤다. 박병호의 전반기 홈런 개수는 무려 27개. 지난 2014년 그가 개인 커리어 처음으로 50홈런을 넘겼던 때(52홈런)의 전반기 홈런이 30개였다.
박병호가 든든히 버틴 사이 과감한 외인 교체와 부상 복귀병의 합류로 지난 6월 말부터 7월 초 찾아온 7연승과 함께 4위를 자리를 뺏어냈다. 강백호는 다시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지난해 첫 통합우승에 빛나는 kt는 똘똘 뭉쳐 후반기 반격을 꿈꾼다.
왼쪽부터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대행. ⓒ스포츠코리아
▶ 4약 : ‘용두사미 전반기’ 롯데 자이언츠, ‘꿈 같았던 7년’ 두산 베어스, ‘명가재건은 언제’ 삼성 라이온즈, ‘사건·사고 나비효과’ NC 다이노스
5할 승률 밑에 있는 팀들은 어떻게든 후반기 대역전과 함께 가을야구 초대권을 얻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전망이 밝진 않다. 진격의 4월을 보냈던 롯데는 부상자 속출과 함께 얇은 뎁스를 노출하며 동력을 잃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위업을 달성했던 김태형 감독의 두산은 근래 들어 가장 힘든 해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쌓였던 전력 누출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야심차게 ‘명가재건’을 노린 삼성도 마찬가지다. 5월 한때 22승 18패로 3위까지 올랐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탄 삼성은 다시 8위로 가라앉았다. 특히 지난달 30일 대구 kt전을 시작으로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11연패를 찍으면서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기록(2004년 김응용 감독)를 넘어선 굴욕을 맛봤다.
NC는 지난해부터 팀의 발목을 붙잡은 야구 외적인 사건이 또 말썽이었다. 안 그래도 지난해 방역수칙을 위반한 팀 주축 베테랑들이 징계를 받던 시즌 초반, 팀 소속 코치 두 명이 술자리 이후 폭행 사건을 벌인 것. 최악의 분위기에 휘말린 NC는 한때 최하위까지도 떨어지는 수모를 격었다.
결국 우승 감독이었던 이동욱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물러났다. 강인권 감독 대행 체제로 다시 출발한 NC는 그나마 징계 복귀 선수들이 속속들이 합류하고 부상으로 빠져있던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돌아오면서 다시 반격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정상궤도를 찾기에는 잃었던 것이 너무 많은 NC였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스포츠코리아
▶ 1최약 : ‘출구는 어디에’ 한화 이글스
한화의 전반기 성적은 85경기 25승 59패다. 승률은 29.8%에 불과하며 1위 SSG와의 게임차는 무려 32.5경기다. 이 수치만 봐도 한화의 전반기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투타에서 팀을 떠받칠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오랜 시간 리빌딩을 외쳐왔지만 뚜렷한 결과가 아직도 나오지 않는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3년 임기 중 2번째 시즌이 진행 중이지만 한화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지난 두 시즌 팀 승률을 살펴보면 2020년이 32.6%, 2021년이 37.1%였다. 그리고 올해는 그보다 더욱 저조하다.
이미 예견된 결말이긴 하다. 숱한 FA 대어들이 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한화는 요지부동이었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전무한 한화는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맞이할 후반기에 갑작스런 묘수가 튀어나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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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포츠한국(http://sports.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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