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안종범 압수수색 대응 문건.."휴대폰, 전자렌지 돌려야"

감투봉 2017. 1. 5. 21:08

 

안종범 압수수색 대응 문건.."휴대폰, 전자렌지 돌려야"

'국정농단' 파문으로 최순실씨(61)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자택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적힌 문건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최씨와 안 전 수석의 핵심 혐의인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및 설립 과정에 대한 증거도 다수 제시했다.

 

'국정농단' 재판서 검찰이 제시, 최순실 '모르쇠' 진술조서도 공개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국정농단' 재판서 검찰이 제시, 최순실 '모르쇠' 진술조서도 공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진=홍봉진 기자

'국정농단' 파문으로 최순실씨(61)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자택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적힌 문건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의 증거인멸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 전 수석은 앞서 증거인멸을 포함한 모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5일 진행된 최씨와 안전 수석 등에 대한 재판에서는 증거조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이날 안 전 수석의 자택에서 확보한 압수수색 대응방안 문건을 제시했다. 검찰은 "이 문건에는 각 증거별로 인멸하는 방법, 검찰이 어떤 증거를 확보하려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다"며 "안 전 수석이 청와대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했다는 정황이 명확하게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문건에는 '휴대폰 교체가 가장 중요하다', '휴대폰 액정 우측 상단 3분의 1 지점을 집중 타격해 부숴야 한다', '집에서는 전자렌지에 돌려 물리적 복원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 안전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하이패스 기록, CCTV 등은 조치할 방법이 없으니 별도의 소명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차명계좌가 있을 경우 통장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 '가급적 현금으로 거래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최씨와 안 전 수석의 핵심 혐의인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및 설립 과정에 대한 증거도 다수 제시했다. 특히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롯데그룹 등 대기업 관계자들의 검찰 진술조서 역시 제시됐다.

검찰에 따르면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은 "청와대가 주관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요청하는 것이라고 해 출연하게 됐다"는 진술을 했다. 구체적 출연 경위에 대해서는 "청와대 요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K스포츠재단에 70억을 냈다가 다시 돌려받을 당시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반환한다고 통보받은 뒤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롯데그룹 임원도 "두 재단의 모금 과정은 전경련 회원사들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전경련을 앞세워 청와대에서 'VIP' 관심사항이라는 명목으로 일방적으로 추진된 것"이라고 검찰에 밝혔다.

이어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기업과 관련된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 금융인허가 등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를 총괄하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주도하니까 자발성이 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 밖에 이날 재판에서는 최씨의 검찰 진술조서도 일부 공개됐다. 검찰은 최씨가 모든 혐의에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검찰이 제시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최씨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민간인이라 알 수 없다", "미르라는 재단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 등의 진술을 했다. 검찰은 또 "의상실 동영상과 관련해서도, 최씨는 해당 여자 직원(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