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받은 김종 전 차관, 박상진 삼성 사장과 지속 연락
특검팀, 이재용 뇌물공여 혐의 사전구속영장 청구 방침
[한겨레]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초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콕 찍어 지원을 지시한 사실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인했다. 이 지시를 받은 김종(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정씨에 대한 지원을 논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소한 삼성 합병 전에 정씨의 존재를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12일 피의자로 소환한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삼성 관련자들의 진술과 자료 등을 토대로 이 부회장이 정씨의 승마 지원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삼성의 승계구도 지원을 약속받은 여러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했다. 특히 최근 김 전 차관으로부터 “2015년 1월9일 대통령이 김종덕 전 장관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정유라 같은 승마선수를 키워줘야 한다’고 얘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 직후 김 전 차관은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과 박 사장을 소개받고 3~4개월에 한번씩 만나 정씨 지원을 논의했던 사실도 파악했다. 특검팀은 늦춰 잡아도 2015년 초에는 이미 삼성 쪽이 정씨의 존재를 알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2014년 9월15일 이 부회장과의 첫 독대 당시 ‘승마선수’ 지원 요청을 넘어 구체적으로 ‘정유라’ 지원을 언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그해 5월 갑자기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면서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특검팀은 2015년 3월 박 사장이 대한승마협회장에 취임한 뒤 그해 6월 승마협회가 삼성 지원을 전제로 짠 ‘정유라 올림픽 지원 로드맵’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그해 7월 청와대가 안종범 수석을 통해 삼성전자-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국민연금 쪽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삼성은 정권 초기 정씨의 존재를 파악하고 가장 먼저 확실히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특검에 소환된 이 부회장은 “이번 일로 좋은 모습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올라갔다. 이 부회장은 2008년 2월28일 ‘삼성 비자금 사건’ 특검에도 피의자로 소환됐으나 무혐의 처분됐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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