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

'김정남 피살' 北 내부에선 '쉬쉬'…말레이 현지선 '강력대응'

감투봉 2017. 2. 18. 21:41

'김정남 피살' 北 내부에선 '쉬쉬'…말레이 현지선 '강력대응'

강철 北 대사 '이미지 훼손 강력 대응' 성명 발표…北매체 반응 주목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17-02-18 12:03 송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엿새째인 18일 오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 앞에서 취재진이 촬영을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중문매체 동방일보는 소식통을 인용, 김정남 시신이 이날 오전 9시 2차부검에 들어가게 됐다고 보도했으며, 2차 부검은 1차 때와는 다른 법의학자들이 맡아 사인에 대한 구체적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2017.2.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북한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피살사건과 관련,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1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매체는 김정남과 관련,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난 16일이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이었던 만큼 북한 매체들은 이날도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탄생 75돌 경축연회 진행', '민족최대의 명절 광명성절을 경축하여 예술공연 2월의 환희 진행', '제25차 광명성절 경축 백두산상국제휘거축전 폐막' 등의 기사를 주로 실었다.

또한 매체에는 여느 때처럼 '사회주의강국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자력자강의 위력으로 새로운 기적을 창조하자', '려명거리건설소식-30여종에 수만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등의 선전용 기사도 게재됐다.

지난 1997년 한국에 거주하던 김정남의 외사촌 이한영이 남파간첩에 의해 피살됐을 당시 북한 매체가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던 전례로 미루어 볼 때, 이번에도 김정남의 피살 소식을 전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일의 자식은 오로지 김정은 밖에 없다고 강조해야하는 만큼 김정남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뉴스1이 접촉한 탈북민 등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김정남 피살사건' 소식 뿐만 아니라 김정은의 형인 '김정남'의 존재 자체에도 놀란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도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만약 북한이 잘못을 했다면 (김정남의 피살 사건을) 발표할 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깜짝'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상황은 조금 달라지는 모양새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는 17일(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 앞에 나타나 한국 정부가 정치 스캔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번 사건을 이용, 북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명예를 손상하려는 행위에 대해 북한이 강력 대응할 것이며, 국제법원에 제소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강철 대사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이같은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면, 북한 관영매체에서도 김정남과 관련해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김정남 시신의 1차 부검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날 재부검을 실시해 사인을 규명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지 중문매체 동방일보는 소식통을 인용, 2차 부검은 1차 때와는 다른 법의학자들이 맡아 사인에 대한 구체적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