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50대 참모진·소통·탈권위.. 확 바뀐 청와대

감투봉 2017. 5. 11. 19:01

50대 참모진·소통·탈권위.. 확 바뀐 청와대

유태영 입력 2017.05.11 18:49 댓글 5

대통령이 바뀌자마자 구중궁궐 청와대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젊고 개혁적인 인사를 초반부터 과감히 등용하면서 '역동적으로 소통하되 군림하지 않는 청와대'를 만들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하자마자 청와대 비서실장을 임명한 데 이어 11일 인사 추천과 검증, 대국민 소통을 담당할 수석비서관들을 임명하며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혁성 갖춘 인사들 과감하게 등용 / 대통령·비서실장 잇달아 야당 찾고, 고용복지 수석 폐지· 정책실 부활 등 직제개편도 '군림 않는 청와대' 구현

대통령이 바뀌자마자 구중궁궐 청와대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젊고 개혁적인 인사를 초반부터 과감히 등용하면서 ‘역동적으로 소통하되 군림하지 않는 청와대’를 만들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하자마자 청와대 비서실장을 임명한 데 이어 11일 인사 추천과 검증, 대국민 소통을 담당할 수석비서관들을 임명하며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권 인수 기간 없이 바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공백을 최우선적으로 메워야 할 자리들이다.

“檢 개혁은…” 조국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이 11일 춘추관에서 인선 발표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개혁에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남제현 기자
이들의 면면을 보면 우선 ‘젊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과거 국가원로급 청와대 비서실장과 달리 50대 초반의 임종석(51) 비서실장을 선택한 데 이어 조국(52) 민정수석, 윤영찬(53) 홍보수석이 모두 50대로 60대는 조현옥(61) 인사수석이 유일하다. 문 대통령이 첫날 임 실장을 임명하면서 밝힌 대로 “젊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대통령과 참모가 격의 없이 대화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청와대”를 만들기 위한 인선이다. 임 실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신임 참모진과 오찬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틀에 박힌 회의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회의를 편하게 자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혁성도 중시되고 있다.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으로 진보 성향 법학자를 임명한 데서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여성 인사수석을 기용한 데서는 임기 초부터 여성 인재 풀을 구축해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 구성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신임 홍보수석도 기성 언론과 뉴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두루 갖춘 인사로 골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민정,홍보 수석 등 추가 인선 발표를 했다. 신임 총무비서관에 내정된 이정도 기재부 예산심의관이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남제현 기자
이 과정에서 이른바 친노(친노무현) 측근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조 수석 정도가 문 대통령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당 혁신위원으로서 손발을 맞췄을 뿐 다른 인사들은 모두 이번 대선 전까지는 문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었던 인사들이다.

“군림하지 않는 청와대가 될 것”이라는 약속은 청와대 직제개편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임시국무회의에서는 정무·민정·홍보·인사수석 등 정무기능을 담당하는 수석비서관은 존치하되 고용복지 분야 수석비서관제는 폐지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이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정책실을 부활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은 “부처 자체를 청와대가 장악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옥상옥’ 논란을 피해 ‘작은 청와대’를 구현하겠다는 의미다.

새정부 출범 2일째인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윤영찬 홍보수석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남제현 기자
임기 첫날은 대통령이, 둘째날은 청와대 비서실장이 여의도를 찾아 야당 대표들을 일일이 찾은 것도 과거 정부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대선 전 상시적으로 만나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던 여당 대표와의 만남은 생략됐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개혁과제를 풀어 나가려면 어느 때보다 야당과의 협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통합정부 구성과 여·야·정 국정협의체 상설화를 통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임 실장은 이날 국회 방문 후 “대통령께서 국회를 방문하신 효과가 (있었다)”며 “대통령이 야당 당사를 직접 돈 것에 대해 제가 환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