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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이 옛 룸메이트를 불렀다

감투봉 2021. 2. 7. 15:56

이강철 감독이 옛 룸메이트를 불렀다

 

 

안희수 입력 2021. 02. 07. 14:54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APBC 2017)' 대비 야구 국가대표팀 훈련에서 코치진과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제공

선동열(58)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는 17일 KT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에 방문한다. 선동열 전 감독은 1주일 동안 KT의 젊은 투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국보 투수'에게 받는 원 포인트 레슨. KT 젊은 투수들은 기량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

이강철(55) KT 감독이 선동열 감독에게 캠프 방문을 요청했다. 선수 시절 이강철 감독은 해태 선배인 선동열 전 감독과 7년 동안 룸메이트로 지냈다. '방졸'이었던 이 감독이 '방장' 선배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6일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린 투수들에게도) 선동열은 선동열이 아닐까. 선동열 감독님과 함께 훈련할 기회를 얻어서 (선수들이) 좋아할 것 같다.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나를 비롯해 팀 코칭스태프가 미처 보지 못하는 여러 가지를 선동열 감독님께서 짚어주실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비공식 인스트럭터'로 나선 선동열 전 감독의 조언과 격려는 젊은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두산 이영하가 대표적인 수혜자다. 2019년 2월 두산 스프링캠프(일본 오키나와)에 방문한 선동열 감독으로부터 '속성' 과외를 받았다. 하체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 투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이영하는 그해 시즌 3승을 거둔 뒤 "처음에는 (선동열 감독님의 조언이) 완벽하게 흡수되지 않았지만, 계속 염두에 두고 던지다 보니 확실히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영하는 2019시즌 17승을 거뒀다.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KIA 경기가 26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 선발 김기훈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jung.sichong@jtbc.co.kr /2019.06.26.

KIA 좌완 김기훈은 1군 데뷔 전부터 주목받았다. 선동열 전 감독은 2019년 KIA 1차 스프링캠프(일본 오키나와)에 방문했고, 하체의 중심 이동이 좋은 김기훈의 투구 모습을 보고 극찬했다. 당시 선동열 전 감독이 "즉시 전력감"이라고 한 평가가 화제가 됐다. 당시 김기훈은 "데뷔 첫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하체를 활용하는 훈련에 매진했는데, 선동열 감독님께 칭찬까지 받아서 뿌듯했다"고 했다.

KT에도 잠재력 있는 젊은 투수가 많다. 특히 2019~20시즌 '10승 투수' 배제성, 2020년 신인왕 소형준 등 우완 정통파 투수이 큰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마침 선동열 전 감독이 방문하는 기간 이들의 라이브 피칭이 예정됐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키움의 스프링캠프에 방문해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한 바 있다. 최원태, 안우진 등 당시 2~4년 차 젊은 투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기술뿐 아니라 캐치볼이나 불펜 피칭에 임하는 등을 조언했다. 훈련 일정이 끝난 뒤에는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KT 불펜 투수 김재윤은 2019시즌을 앞두고 KT 투손(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함께 훈련하던 오승환(당시 콜로라도)에게 기술, 승부 전략, 멘탈까지 두루 조언받았다. 2018년 신인왕 강백호(KT)도 같은 해(2019년) 스프링캠프에서 평소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았던 이승엽 KBO 홍보대사와 만났다.

각 구단은 스프링캠프에 분야별 인스트럭터를 초빙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유도한다. 레전드와의 교감은 기술뿐 아니라 자신감과 목표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김광현(세인트루이스)과 김하성(샌디에이고)도 친정팀 SK와 키움 캠프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 중이다. 신인급 선수들에게는 KBO리그를 평정하고 빅리그로 진출한 선배들과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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