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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 칭찬하고 몸매 칭찬받은 선동열 감독..소형준 "비율 최고시다"

감투봉 2021. 2. 20. 06:13

투구 칭찬하고 몸매 칭찬받은 선동열 감독..소형준 "비율 최고시다" [스경x캠프현장]

기장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스포츠경향]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19일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불펜피칭을 마친 소형준과 이야기하며 걷고 있다. KT 위즈 제공

 


“이거 원, 내가 별로 해줄 말이 없을 정도네.”

불펜피칭조차 완벽했다. ‘국보’는 ‘괴물신인’의 연습 투구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소형준(20·KT)은 19일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에서 불펜피칭을 했다.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유심히 지켜봤다. 지금까지도 프로야구 역대 최고 투수로 불리는 선동열 전 감독은 이강철 KT 감독의 초청으로 지난 17일부터 투수 인스트럭터로 캠프에 합류해있다. 갑작스런 추위와 강풍으로 피칭 훈련을 연기했던 KT 투수들은 선 감독 합류 이후 이날 처음으로 피칭을 했다.

소형준과 김민수, 류희운, 박시영, 심재민, 한차현 등 6명의 투수가 선동열 전 감독이 보는 앞에서 40~50개씩 투구를 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투구 과정을 모두 지켜본 뒤 각자에게 현재의 상태와 개선할 점을 간략하게나마 짚어줬다. 주로 투구 밸런스를 강조하며 박시영과 심재민에게는 각각 하체 움직임과 팔 스윙에 대한 상세한 조언을 했다. 류희운에게도 하체 밸런스를 강조했다.

특히 우완 김민수는 ‘특급칭찬’을 받았다. 선동열 전 감독은 피칭을 마친 김민수에게 “박수치고 싶다. 준비를 엄청 잘 한 것 같다”며 “몸도 잘 만들었고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 그렇게만 던지면 더 해줄 얘기가 없을 것이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압도적 신인왕을 차지한 ‘괴물루키’ 소형준에게는 마운드를 내려오자마자 “내가 해줄 말이 없다”고 감탄했다. “몸을 굉장히 잘 만든 것 같다”며 “던지는 게 부드럽고 일관성 있다. 내가 네 나이 때는 힘으로만 던지려 했지 그렇게 못 던졌다. 더 좋아질 것 같으니 무리 말고 지금 이대로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19일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불펜피칭을 마친 KT 투수 심재민과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KT 위즈 제공

 


이름만 듣던 레전드 투수와의 만남은 선수들을 설레게 했다. 이날 KT 투수들은 3군데에서 나눠 불펜피칭을 했다. 그 중 대졸신인 투수 한차현은 롤모델인 선동열 감독 앞에서 던져보고 싶다고 자원하기도 했다.

‘레전드 선동열’로부터 칭찬과 조언을 들은 KT 영건들의 얼굴에는웃음꽃이 피었다. 류희운은 “밸런스가 높게 잡힌다고 하셨다. 계속 생각했던 부분인데 확실히 신경써 짚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다음 피칭도 봐주신다고 하셨다. 다시 자리에 설 날이 기대된다. 멘탈적인 측면에도 많이 여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역시“템포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일정하게 형성되는 것에 극찬을 해주셔서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경기운영능력이나 상황별 멘탈관리능력들도 많이 여쭤보고 배우고 싶다”고 기대하고 있다.

20대 투수들에게 ‘투수 선동열’은 위인과도 같은 존재다. 투수로서도 사령탑으로서도 거대한 이미지였던 선동열 감독의 ‘날씬한’ 실물에 많이들 놀랐다. 선동열 전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긴 팔 다리와 유연성으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역시 선동열 전 감독을 처음으로 실제 마주한 소형준도 “감독님이실 때만 TV로 모습을 봬서 몸이 굉장히 크신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무척 날씬하셔서 굉장히 놀랐다. 비율이 엄청 좋으시다. 인상도 생각보다 푸근하시고 생각했던 모습과 많이 다르시다”고 웃었다.

지난해 고졸신인으로서 13승을 거두고 압도적 지지로 신인왕을 거머쥔 소형준은 프로야구의 미래로 불린다. 소형준은 프로야구 레전드로부터 정신적인 조언을 받고자 준비해왔다. 소형준은 “피칭이 너무 늦게 끝나 오늘은 시간이 없어 여쭤볼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경기 전에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한 경기 못 던지면 그 뒤 어떻게 생각을 정리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셨는지를 들어보고 싶다”며 “가시기 전에 꼭 여쭤보겠다”고 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오늘 불펜피칭을 보면서 선수들이 계획적으로 루틴을 갖고 밸런스 위주로 던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김민수와 소형준을 보며 굉장히 기분 좋았다. 보통 많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피칭 하면 힘으로만 던지기 쉬운데 좋은 밸런스로 던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KT 투수들이 특히 몸을 잘 만들고 준비 잘 한 것 같다. 2월1일부터 캠프 시작이면 전에는 와서 몸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미리 준비해오는 걸 보니 젊은 선수들이 그야말로 프로화되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대 영건들에게 투구 칭찬을 해주고 몸매 관리를 칭찬받은 선동열 전 감독은 “일주일에 두세번 헬스를 한다. 어제도 훈련 끝내고 이강철 감독과 7㎞를 걸었다”며 “술을 마서야 할 때는 탄수화물을 절대 먹지 않는다. 살이 금방 찌는 편이라 나름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고 웃었다.

선동열 전 감독은 23일까지 KT 선수들과 함께 한다. 다른 투수들의 투구 훈련도 좀 더 지켜본 뒤 합숙 생활에도 함께 하고 있는만큼 대화의 시간도 가질 생각이다. KT 영건들이 역대 최고의 투수였던 선동열의 정신력을 전수받고자 집합한다.

기장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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