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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마라톤 메달 선물"..케냐 출신 오주한, 이봉주보다 2분 빠른 기

감투봉 2021. 8. 7. 22:36

"한국에 마라톤 메달 선물"..케냐 출신 오주한, 이봉주보다 2분 빠른 기록 보유

류영상 입력 2021. 08. 07. 17:30

 

 

"돌아가신 한국인 아버지와 한국 위해 뛴다"

육상 마라톤 대표팀이 결전지 삿포로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대한육상연맹은 6일 "도쿄올림픽 마라톤 출전(여자부 7일, 남자부 8일)을 앞둔 남녀 마라톤 대표팀이 삿포로 현지에서 출정식을 열고, 선전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무타이 코치, 김재룡 감독, 오주한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 = 대한육상연맹 연합뉴스]

케냐에서 귀화한 오주한 마라톤 선수가 2020 도쿄올림픽 폐막식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오주한의 귀화전 풀코스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05분13초다. 이는 2000년 이봉주가 세운 한국 기록 2시간7분29초보다 2분13초 빠른 기록이다.

오주한은 가장 최근 대회였던 2019년 10월 경주마라톤 국제대회에서 2시간08분42초로 통과했다. 오 선수는 존경하는 대선배 손기정, 황영조, 이봉주를 잇는 마라토너가 되는 게 꿈이란다. 통상 마라톤 선수들은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지만 오주한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신체구조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불리할 듯도 하지만,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삿포로지역이 덥고 습한 날씨로 악명 높아, 쉽게 지치지 않는 근육질 몸이 유리하다는 게 마라톤 전문가들의 견해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습도와 더위가 최고치를 기록한 현지 날씨에 고통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CNN 등 외신들은 "일본의 악명같은 무더위에 선수들이 컨디션 악화로 괴로워하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다.

일례로 올림픽 육상 종목 중 최장 거리, 최장 시간을 자랑하는 남자 50km 경보 경기 중 무더위를 견디지 못한 선수들이 무더기로 나왔다. 일본 경보 선수 마사토라 카와노는 경기 중 구토를 하기도 했다. 31도 폭염 속에서 경보 선수 20%정도가 완주에 실패했다. 마라톤 경기가 있을 오는 8일 최고 기온도 32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연합뉴스]

2018년에 한국 국적을 얻은 오주한은 현재 청양군청 소속으로, 아버지인 고 오창석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전 국가대표 코치)와 글자만 같은 '청양 오(吳)씨' 시조다. 이름은 주한(走韓), '오직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뜻이다.

오 선수를 마라토너로 키워주고, 한국 귀화를 도운 오 교수는 올림픽 무대를 달리는 오주환을 보지 못한 채 지난 5월 5일 세상을 떠났다. 비록 아버지는 지금 곁에 없지만, 그와 같은 꿈을 꾸며 오는 8일 오전 7시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는 꿈의 마라톤 무대에서 42.195㎞ 감동의 마라톤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하늘에 계신 한국인 아버지를 위해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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