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영부인들 만나며 보폭 넓히는 김여사..나토 동행 가능성(종합)
권양숙 여사 찾아 1시간반 환담..'MB 사면론' 전 김윤옥 여사도 만나
"소외계층 관심"..'내조에 집중' 여론조사엔 "질문이 악의적" 주변 평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1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여사가 대통령 배우자로서 공식 활동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와 권 여사의 환담은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둘의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여사는 평소 윤 대통령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해왔다는 뜻을 전하며,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조언을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환담에 앞서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노 전 대통령 기념관인 '깨어있는 시민 문화 체험 전시관'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일단 김 여사의 '봉하행(行)'에 대한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용산 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에게 "자꾸 이렇게 매사를 어렵게 해석하나"라며 "작년부터 한번 찾아뵌다고 하다가 시간이 안 맞고 그래서 (이제야)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여사가 현 야권의 파상공세를 받으며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두문불출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인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10일 취임식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한 발짝 뒤' 행보로 눈길을 끌었던 김 여사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올림머리' 차림으로 영접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 때는 윤 대통령과 나란히 앉았다.
국가 기념일 행사로는 첫 '부부 동반' 참석으로, 비에 젖은 윤 대통령 옷깃과 바지를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여사는 그동안에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여러 사람과 만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달 중순께 일찌감치 이명박(MB)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예방해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사면론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전의 일이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조만간 예방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 "그 건에 대해선 계획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영화 '브로커' 관람 나선 윤석열 대통령 내외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1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영화 '브로커'를 관람하고 있다. 영화 '브로커'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22.6.12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jeong@yna.co.kr윤 대통령 공약대로 대통령실에서 제2부속실 직제가 폐지됐지만, 부속실 안에 김 여사 일정과 수행을 담당하는 행정관 3명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봉하마을 방문 때도 일부 부속실 직원이 동행했다.
김 여사는 앞으로 취약 계층을 위한 봉사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 분야인 전시 기획을 고리로 존재감을 드러낼 여지도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를 확장하는 작업과 함께 소외 계층에도 꾸준히 관심을 쏟을 것"이라며 활동 방향을 예고했다.
이어 "학대받는 어린이와 소외된 여성, 장애인, 유기 아동, 힘들게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시설보호 종료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진전을 이뤘으면 하는 정책'에 관해 묻자 "동물 학대와 유기견 방치 문제, 개 식용 문제 등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행보와 관련, '대통령 내조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60% 이상으로, '공적 활동을 하는 편이 낫다' 의견보다 두 배가량 많다는 최근 한 여론조사는 질문 자체가 왜곡돼 있다는 게 김 여사 주변의 평가로 전해졌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공적 활동과 내조를 명확히 구분하는 게 가능한가"라며 "질문이 매우 악의적으로 설계된 조사였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행보가 '조용한 내조'를 벗어난 것이라는 한 기자의 지적에 "저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 부인께 인사드리러 가고 한번 뵙고 싶어하는 게 조용한 내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달 말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첫 순방에 김 여사가 함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여사가 동행할 경우 국제 외교무대에 영부인으로서 데뷔하는 셈이 된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여사의 순방 동행 여부와 관련, "우선 '본 세션'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른 관계자는 김 여사가 '배우자 세션'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상들의 배우자 동행 여부와 역할 등이 변수라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배우자 세션 같은 일정이 있으면 당연히 동행하는 것"이라며 "지금 세부 일정을 만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무진들은 김 여사 동행을 염두에 두고 의전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무실에서 기념 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대통령 표장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이 30일 공개됐다. 윤 대통령 뒤로는 반려견 토리, 써니와 함께 찍은 윤 대통령의 사진이 놓여 있다. 2022.5.30 [대통령실 관계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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