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단독]"권은희 잡았더니 조정훈 이탈" 검수완박 난감한 민주

감투봉 2022. 4. 20. 15:07

 

[단독]"권은희 잡았더니 조정훈 이탈" 검수완박 난감한 민주

 
강찬호 입력 2022. 04. 20. 13:02 수정 2022. 04. 20. 13:29
 

민, 검수완박 필리버스터 저지 총력전
저지선 180석에 1석 모자란 상황에서
권 가세했지만 조 '검수완박 반대'선언
1석 늘었다 줄어 '179석'벽 넘지 못해
민주당, 조에 전화하며 러브콜 안간힘
조"문자폭탄 쏟아지지만 소신 지킬 것"
오후5시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검수완박' 입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를 저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이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초선·비례)이 19일 '검수완박'에 반대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조 의원의 이탈로 인해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저지를 위해 필요한 180석에 최소한 1석이 못 미치는 상황을 맞았다. 게다가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19일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합당에 반대하며 제명을 요구하면서'검수완박' 찬성 입장으로 돌아섬에 따라 1석을 추가로 얻어 한때 '180석 확보'에 성공한 듯 보였던 민주당은 같은 날 조 의원의 반대 선언으로 다시 1석을 잃음에 따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조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견제 받지 않는 권력 개혁은 필요하고, 정치보복성 수사도 사라져야 한다. 다만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검수완박은 개혁이 아니라 권력의 이동에 가깝다. 이것이 정말 부패한 권력을 해결하는 개혁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완수란 명목으로 정치권의 싸움은 또다시 국회를 마비시킬 것이고, 진짜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들은 또 외면받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의원은 "19일 반대 입장을 밝힌 이후 나를 비판하는 문자 폭탄을 수백개 받았다. '너 누구 덕분에 금뱃지 달았냐' '너 같은 인간 때문에 검찰이 활개치는거다' 등 입에 담기 힘든 욕설들이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도 3~4명이 내게 '도와줄 거죠?우리 편 들어줄 거죠?'라며 검수완박 입법과 필리버스터 저지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전화를 해왔다"고 했다. 조 의원 측근들은 "조 의원과 마주치는 민주당 의원들이 3.9 대선 전에는 본체만체하더니 요즘은 눈에 띄게 친근하게 대하더라"고 전했다.

조 의원은 "그럼에도 나는 필리버스터 저지에 동참할 뜻이 없다"며"검찰개혁 의제가 최우선 의제가 아니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지금 민생이 극히 어렵다. 협치를 해도 모자랄 판에 갈등을 증폭시키는 판을 (민주당이) 벌린 데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내가 19일 오전 '검수완박'에 반대입장을 밝히며 커밍아웃한 직후 뉴스를 보니까 권은희 의원이 찬성 입장을 냈더라"며 "내 입장은 권 의원의 입장이 나오기 전 이미 내려진 것으로 권 의원이 그런 결정을 한 것은 전혀 몰랐다"고 덧붙였다.

검수완박 필리버스터 저지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 조 의원은 2년 전에도 필리버스터 저지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적이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법안과 관련해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추진하자 민주당은 친여 성향 무소속 의원들을 끌어모아 필리버스터 저지선 180석 확보에 나섰는데 179석까지만 확보된 상황에서 조 의원이 가세함에 따라 필리버스터 중단에 성공했다. 조 의원은 "그때는 민생에 시급한 법안이라 봐서 필리버스터 저지에 찬성해줬지만, 지금은 그렇게 급하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해 필리버스터 저지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180석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민주당의 의석수는 172석에 불과하다. 친(親)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되온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등 1인 정당 의원 2명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 6명을 추가하면 180석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 중인 이상직 의원을 제외하면 179석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19일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검수완박'에 찬성하며 민주당 편을 들어줬지만, 조 의원이 이날 반대를 선언하며 이탈했다. 그런 탓에 권 의원이 가세해도 여전히 필리버스터 저지 의석은 179명에 불과하게 된 것이다.
(이 내용은 오후 5시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김태우 인터뷰 편에서 상세히 보도된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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